
반려견을 찾고 있다면, 아마 ‘짖지 않는 개’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귀가 솔깃할 겁니다. 바센지는 그 희귀한 특성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견종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조용한 개’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엔, 이 견종은 너무나 독특하고 복합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죠.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바센지는 날렵한 체형과 야성적인 본능, 고양이처럼 깨끗하고 독립적인 성격까지, 기존 반려견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바센지의 기원부터 성격, 훈련, 건강관리까지 반려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모든 정보를 담았습니다.
바센지란 어떤 견종인가?
바센지의 기원과 역사
바센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견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벽화나 유물에서 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죠. 바센지의 본격적인 기원은 중앙 아프리카, 특히 콩고 지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사냥개로서 인간과 함께 숲 속에서 빠르고 민첩하게 사냥을 도왔습니다. 바센지는 특히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활용해 사냥하는 ‘시각-후각 하운드’로 분류되며, 작은 동물을 빠르게 추적하고 포획하는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1930년대에 영국과 미국에 도입되면서 바센지는 점차 반려견으로도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은 야생의 본능을 지니고 있어 일반적인 반려견처럼 다루기엔 어려운 점이 많죠.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바센지의 독특한 성격과 행동양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독특한 외모와 생김새
바센지를 보면 마치 고대 조각상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날렵한 체형에 짧고 윤기나는 털, 위로 치켜 올라간 꼬리, 그리고 표정이 살아 있는 주름진 이마는 이 견종만의 매력입니다. 성견 기준으로 체중은 약 911kg, 키는 4043cm 정도로 중소형견에 속하지만,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는 작지만 강한 이미지를 줍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센지가 짖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대의 구조가 일반 견종과 달라 큰 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요들링’이라 불리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죠. 처음 듣는다면 마치 외계생물의 소리처럼 들릴 수 있어 놀랄 수 있습니다. 또한 바센지는 매우 청결을 중요시하는 습성을 지녔고, 고양이처럼 스스로 몸을 닦는 습관도 있습니다. 이 모든 특성은 바센지를 단순한 반려견이 아닌, 독특한 생활 동반자로 만들어줍니다.
바센지의 성격과 행동 특성
고양이 같은 독립심
바센지는 보통 개들과는 다르게 주인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양이처럼 독립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하죠. 이러한 독립성은 반려인이 바센지를 키우며 느끼게 되는 첫 번째 특징일 수 있습니다. 바센지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누가 간섭하지 않아도 자기만의 놀이를 찾고 스스로 시간을 보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애정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바센지도 분명히 주인과의 유대감을 중시합니다. 다만 그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죠. 주인의 무릎에 올라와 애교를 부리는 대신, 조용히 옆에 앉아 있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들은 사람의 눈치를 보기보단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에, 처음 키우는 사람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조용하지만 경계심 강한 특성
바센지는 짖지 않는 개로 유명하지만, 결코 경계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민감하고 주변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이들은 집에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조용히 관찰하며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낯선 환경이나 사람에 대한 반응이 예민할 수 있어 사회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바센지는 자신의 가족에게는 애착을 보이지만, 외부인에게는 상당히 경계심을 가지며, 쉽게 다가가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경비견으로는 부족하지만, ‘초기 경고 시스템’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죠. 바센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이들의 침착한 태도와 상황 판단 능력에 종종 감탄하게 됩니다.
바센지의 지능과 훈련 가능성
영리하지만 고집 센 면모
바센지는 지능이 높은 견종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문제 해결 능력과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며, 스스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성향이 강하죠.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집이 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훈련 시 명령을 듣기보단 “이게 왜 필요한가?”를 먼저 따지는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센지를 훈련시키려면, 일방적인 명령보다는 이유를 납득시킬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보상을 주는 긍정 강화 훈련이 특히 효과적이며, 반복보다 창의적인 접근이 더 잘 통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앉아”를 반복하기보다는 새로운 게임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유도하면, 바센지는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죠.
훈련할 때 주의할 점과 팁
바센지를 훈련할 때는 인내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들은 명령을 알아듣고도 “지금 하기 싫다”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훈련 시 일관성과 긍정적인 피드백이 핵심입니다. 체벌이나 강압적인 방법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짧고 집중력 있는 훈련 세션을 자주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훈련 시간이 길어지면 쉽게 흥미를 잃기 때문에 10~15분 정도의 짧은 훈련을 하루 몇 차례 나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훈련을 놀이처럼 인식하게 만들어야 학습 효과가 배가됩니다. 바센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장난감이나 간식을 활용해 유쾌하게 진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바센지의 운동과 활동량
에너지가 넘치는 사냥개 본능
바센지는 작고 날렵한 몸을 가졌지만, 그 안에 가득 찬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본래 사냥을 위해 태어난 견종이기에 정적인 환경보다는 활동적인 삶에 익숙합니다. 실내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바센지에게는 지루함 그 자체죠. 하루에 최소 1~2시간 이상의 운동이 필요하며,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가구를 물어뜯거나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등의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센지는 특히 뛰는 것을 좋아합니다. 따라서 오프리쉬(줄을 풀어놓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들은 사냥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새, 다람쥐, 고양이 등을 보면 본능적으로 쫓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울타리가 있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면 반드시 리드줄을 착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바센지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길을 걷는 산책보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냄새, 다양한 장난감을 접하는 것이 바센지의 만족도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바센지를 지루하게 하지 않기 위한 노력은 곧 문제 행동을 예방하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실내외 운동 방법
실내 운동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나 겨울철 야외 활동이 제한되는 환경에서는 실내에서의 활동량 확보가 필수죠. 바센지는 매우 민첩하고 빠른 몸놀림을 가지고 있어, 실내에서도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할 수 있습니다.
터널 놀이, 점프 훈련, 지능 장난감 등을 활용해 뇌와 몸을 동시에 자극하는 놀이가 효과적입니다. 지능형 장난감이나 퍼즐 피더, 냄새 추적 게임은 바센지의 두뇌 활동을 활성화시켜 운동 이상의 만족감을 줍니다. 이들은 단순히 걷고 뛰는 것보다 뭔가를 ‘해결하는’ 놀이에 더 큰 흥미를 보이기 때문이죠.
야외에서는 하이킹이나 달리기 같은 활동이 적합합니다. 바센지는 사람과 함께 달리는 것을 매우 좋아하며,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체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자전거와 함께 달리는 바이크조깅도 추천할 만한 활동입니다. 단, 이때도 안전을 위해 목줄을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바센지의 건강 관리와 수명
흔한 유전 질환
바센지는 비교적 건강한 견종이지만, 특정한 유전 질환에는 취약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Fanconi 증후군, 진행성 망막 위축(PRA), 그리고 고관절 이형성증 등이 있습니다. 이 중 Fanconi 증후군은 신장의 세뇨관 기능이 저하되어 단백질, 포도당, 전해질 등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질환으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진행성 망막 위축은 시력을 점점 잃게 만드는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하여 진행을 늦추는 관리가 필요하죠. 바센지는 시각 의존도가 높은 견종이기에 시력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기적인 안과 검진도 필수입니다.
이외에도 바센지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탈구, 피부 질환 등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예방 등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관리법
바센지의 평균 수명은 약 12~14년 정도로, 중소형견 중에서는 비교적 긴 편입니다. 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우선은 식단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들은 매우 민감한 위장을 가지고 있어 고품질 단백질이 포함된 사료를 소량씩 자주 주는 방식이 좋습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함부로 주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그다음은 운동과 정신 자극의 병행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바센지는 고도의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어야 심리적으로도 안정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산책과 놀이 시간 확보는 필수입니다.
또한, 치아 관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센지는 치석이 잘 쌓이는 편이라 주기적인 칫솔질이나 덴탈 간식이 필요하며, 정기적으로 전문 수의사의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권장됩니다. 마지막으로, 귀와 발톱 관리도 중요합니다. 귀는 청결하게 유지해야 감염을 막을 수 있고, 발톱은 자주 깎아주지 않으면 걷는 자세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바센지의 사회화와 다른 동물과의 관계
사회화가 필요한 이유
바센지는 본래 야생성과 독립심이 강한 견종이라, 어릴 때부터의 사회화 교육이 특히 중요합니다. 바센지는 낯선 사람이나 환경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길들이지 않으면 겁이 많거나 공격적인 성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생후 3~12주 사이의 이른 시기부터 다양한 사람, 소리, 냄새, 동물,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죠.
사회화는 단순히 외부 자극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학습하게 돕는 과정입니다. 산책 중에 다른 개와 마주치거나, 어린이와의 교감, 동물 병원 방문 등의 경험을 차근차근 쌓으며 불안감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도시에서 키우는 경우, 차량 소리나 갑작스런 소음에 놀라지 않도록 소리 적응 훈련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반려동물과의 관계
바센지는 같은 종, 특히 바센지끼리는 비교적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낯선 개나 고양이, 작은 동물에 대해서는 사냥 본능이 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햄스터, 새, 토끼 같은 소형 동물과 함께 키우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사냥감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바센지의 본능을 자극하게 되죠.
고양이와의 동거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경우라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높은 적응이 필요합니다. 개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신의 공간을 침범당하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사회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다견 가정에서도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바센지를 다견 가정에 입양하려면, 천천히 냄새 교환 → 울타리 안에서의 만남 → 짧은 시간의 동반 활동 등 점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바센지를 키우는 데 적합한 사람
이 견종이 맞는 사람의 조건
바센지는 귀엽고 독특한 외모에 반해, 성격과 생활습관 면에서는 결코 만만한 견종이 아닙니다. 따라서 ‘처음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보다는 반려견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인내심이 있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 사람에게 바센지가 잘 맞습니다:
- 자주 집에 있는 사람: 바센지는 분리불안이 심한 편은 아니지만, 외로움을 느끼면 문제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 바센지는 에너지 소모가 많아 함께 산책하거나 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 일관된 훈련이 가능한 사람: 고집 센 성향 때문에 ‘한 번 말하면 끝’이 아닌 반복적인 훈련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 청결을 중시하는 사람: 고양이처럼 깨끗한 성격이라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수월합니다.
맞지 않는 사람의 유형
반대로, 아래의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바센지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조용하고 가만히 있는 반려견을 원하는 사람
-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직장인이나 여행이 잦은 사람
- 개 훈련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생각이 없는 사람
- 다른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경우 (특히 작은 동물)
바센지는 훈련이 어렵고, 독립적인 성격이 뚜렷하기 때문에 전형적인 ‘충성심 많은 강아지’를 기대하는 사람에겐 실망을 줄 수 있습니다. 충분한 이해와 준비 없이 입양한다면, 반려인과 견종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될 수 있죠.
바센지를 키우며 자주 묻는 질문(FAQs)
Q1. 바센지는 정말로 짖지 않나요?
네, 바센지는 성대 구조상 일반적인 개처럼 짖는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혀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아니며, 흥분하거나 불안할 때 특유의 ‘요들링’ 소리를 냅니다.
Q2. 바센지는 혼자 두어도 괜찮나요?
비교적 독립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다면 지능 장난감이나 TV, 라디오 등을 통해 자극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Q3. 털빠짐은 많은 편인가요?
아니요. 바센지는 단모종이며 털빠짐이 거의 없습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도 비교적 안전한 견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4. 어린이와 잘 지내나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다면 어린이와도 잘 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내심이 필요한 견종이므로, 어린이가 함부로 다가가는 경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Q5. 바센지를 입양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이 견종의 본성과 성격을 충분히 이해하고, 훈련과 사회화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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